자연에세이 3

어디서 누구와 왜 싸웠을까

숲길에서 만난 하늘소.가까이 들여다보니 양쪽 더듬이 끝이 모두 부러져 있었습니다.어디서 이런 상처를 입었을까요.누구와 싸웠던 것일까요.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쳤던 걸까요.영역을 지키기 위해 맞섰던 걸까요.사랑을 지키려다 몸을 던졌던 것은 아닐까요.그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이 작은 생명도 치열한 생존 경쟁을 견뎌 여기까지 살아왔다는 사실입니다.자연은 아름답지만 결코 평화롭지 않습니다.살아남기 위해 싸우고,지키기 위해 버티며,내일을 위해 또 하루를 견뎌냅니다.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견디며 살아갑니다.그래서 저는 이 하늘소에게서 상처보다 살아남은 시간을 보았습니다.생존의 흔적은 화려하지 않습니다.때로는 부러진 더듬이처럼 조..

카테고리 없음 2026.07.19

잠시 머물 뿐입니다

비가 그쳤습니다.잎 위에는몇 방울의 물이 남아 있습니다.어쩌면 우리는그 물방울을 보고멈춰 있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물방울은멈춘 것이 아닙니다.햇살을 만나면 증발하고,바람을 만나면 흘러내리고,다른 물방울을 만나면더 큰 물이 되어 떠납니다.잠시 머물 뿐,언제나 다음을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우리의 시간도 그렇습니다.지금 제자리인 것 같아도,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아도,어쩌면 우리는잠시 머물러 있을 뿐인지도 모릅니다.머무는 시간은멈춘 시간이 아니라,다시 떠나기 위해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07.15

오늘도 먹이를 찾아 나섭니다

꽃이 피었습니다.사람들은 꽃의 색을 바라보지만,작은 개미는 아름다움을 감상하지 않습니다.꽃 위를 오르는 이유는 단 하나.오늘 살아가기 위해서입니다.먹이를 찾고,동료를 만나고,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작은 몸으로 쉼 없이 움직입니다.아름다움을 누릴 여유보다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생각해 보면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하루를 시작하면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먹고,일하고,가족을 돌보고,내일을 준비합니다.그 기반이 마련되어야비로소 꽃을 바라볼 여유도 생깁니다.꽃 위를 걷는 작은 개미를 보며,아름다움보다 먼저 생존을 선택하는 자연의 순서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어쩌면 삶도 그렇습니다.먼저 단단히 살아내야,그다음에 비로소 주변의 아름다움을 오래 바라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