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이 참 느렸습니다.
눈으로 보고 있어도 움직이는 것이 맞나 싶을 만큼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바라보다 보니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느린 것이 아니라, 쉬지 않고 걷고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늘 빠른 것에 익숙합니다.
빨리 배우고, 빨리 결정하고, 빨리 성공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살아갑니다.
조금만 늦어져도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함이 찾아오고, 다른 사람의 속도와 나를 비교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끔은 자신의 걸음을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자연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작은 달팽이는 누구와 경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앞지르려고 서두르지도 않습니다.
그저 자신만의 속도로 묵묵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걷고,
햇살이 비치면 햇살 아래를 지나갑니다.
세상이 빠르게 돌아간다고 해서 자신의 속도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도 그런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잠시 숨을 고르고,
조금 느리게 걸어도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여 주는 시간.
남들과 같은 속도가 아니라, 내가 지치지 않을 속도를 찾는 시간.
돌아보면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갔느냐보다, 끝까지 걸어갔느냐였는지도 모릅니다.
천천히 걷는 사람도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잠시 쉬어 가는 사람도 다시 길을 떠납니다.
조금 늦었다고 해서 틀린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달팽이를 바라보다 문득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내 속도로 걸어도 괜찮다는 것.
그 단순한 사실을 자연은 말없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누군가는 천천히.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멈추지 않는 마음일 것입니다.
오늘은 조금 천천히 걸어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