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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바라본 것은 누구였을까요

lyongjoon 2026. 7. 12. 16:06

카메라를 들고
잠자리에게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조금만 더 가까이.

조금만 더 선명하게.

그렇게 생각하며 셔터를 준비하던 순간,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내가 잠자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잠자리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작은 몸집이었지만
시선만큼은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도망갈 수도 있었을 텐데,
잠시 그 자리에 머물며
조용히 눈을 마주쳐 주었습니다.

우리는 늘 세상을 본다고 생각합니다.

풍경을 보고,
사람을 보고,
자연을 바라본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세상도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누군가를 이해하려 하기 전에,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됩니다.

오늘 사진 속에 담긴 것은
잠자리 한 마리가 아니라,

잠시 멈춰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던 짧은 순간이었습니다.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말이 오간 순간이 아니라

서로의 시선이
조용히 머물렀던 순간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