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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누구와 왜 싸웠을까
lyongjoon
2026. 7. 19. 21:16
숲길에서 만난 하늘소.
가까이 들여다보니 양쪽 더듬이 끝이 모두 부러져 있었습니다.
어디서 이런 상처를 입었을까요.
누구와 싸웠던 것일까요.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쳤던 걸까요.
영역을 지키기 위해 맞섰던 걸까요.
사랑을 지키려다 몸을 던졌던 것은 아닐까요.
그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 작은 생명도 치열한 생존 경쟁을 견뎌 여기까지 살아왔다는 사실입니다.
자연은 아름답지만 결코 평화롭지 않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지키기 위해 버티며,
내일을 위해 또 하루를 견뎌냅니다.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견디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이 하늘소에게서 상처보다 살아남은 시간을 보았습니다.
생존의 흔적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부러진 더듬이처럼 조용히 남아 있을 뿐입니다.